열방선교 소식

열방선교소식

2020년 5월 27일자 이상룡 선교사님 기도편지 입니다.

작성자
KmAdmin
작성일
2020-05-28 12:11
조회
15
사전제작의 진흙 구덩이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


이 일은 사실 처음 있는 일도 아닙니다.

30 년 전 네팔 비자를 받기 위해 멋모르고 시작했던 네팔어-한국어 사전편찬이 “마치기는 마쳐야 하는데 끝나지지 않는”, 제 표현으로는 “진흙 구덩이에 빠진 듯한” 사역이었는데 요즘 제가 그 비슷한 일을 다시 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제 사역을 코치해주던 미국인 여자 ㅅㄱㅅ가 곁에서 보다 못해 “이제 더 이상 끌지 말고 그냥 출판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적극 권면해 주었습니다. 사전을 좀 더 잘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정작 제가 해야 할 일인 번역사역을 위해 그 진흙 구덩이에서 발을 뺄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10년 간의 네팔어 사전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저의 두번째 진흙 구덩이는 세르파어-영어-네팔어-티벳어 사전편찬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모아진 세르파어 단어가 현재까지 약 5천여 개가 됩니다. 세르파 사전제작을 위해 세 단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현재 첫번째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첫 단계는 그동안 수집한 5천 단어를 좀 더 자세하게 다듬는 일입니다. 이리 저리 흩어져 있는 모든 자료를 통폐합하여 중복된 단어를 삭제하고, 철자법이 맞지 않는 단어는 수정하고, 성조(Tone) 표기를 붙이고, 명사를 제외한 모든 단어에 예화를 붙이며, 모든 불규칙동사의 변형되는 형태를 기록하고, 비슷한 말과 반대말 등으로 단어들을 서로 연결짓는 일입니다. 이런 작업을 하다 보면 하루에 다룰 수 있는 단어의 수가 약 50개 정도인데 5천 단어를 다 마치려면 이 작업만 할 경우 약 100 일(20 주)의 시간이 걸립니다. 작년 11월부터 이 작업을 시작했지만 번역 컨설턴트 일도 함께 해야 했기에 별로 진전이 나지 않았는데 그러던 중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터졌습니다. 이 사태로 모든 모임과 회의가 중단되고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어버렸지만 오히려 이것이 사전작업에만 매달리기에 아주 적합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오늘 4,180 번째 단어에 이르렀습니다.



이 단계가 끝나면 영어와 티벳어에 대한 지식이 있고 세르파 표준방언을 잘 구사하는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한 단어씩 다시 점검하면서 각 세르파 단어의 영어, 네팔어, 티벳어로 단어의 뜻을 확정하는 두번째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이 일은 첫 단계보다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최소한 30주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 세번째 단계는 표준방언과 다른 방언과의 차이점을 사전에 명시해 주어야 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한국어의 ‘정구지’를 한 예로 든다면 ‘정구지’라는 단어를 찾을 경우 ‘정구지’는 표준말인 ‘부추’의 경상도 방언이라고 만 표기하고 말풀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표준단어인 ‘부추’를 찾게 되면 부추의 단어설명과 함께 경상도 방언인 ‘정구지를 참조하라’ 라고 표기해 주는 식입니다. 이러한 작업 역시 20주는 걸려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그야말로 ‘진흙 구덩이’ 입니다.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2024년 은퇴를 앞두고 이 사역이 저의 남은 시간 모두를 빼앗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왜 선교사가 굳이 이런 일을 해야 하는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당연한 의문입니다. 사실 저도 같은 질문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정말 맞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질문과 함께 한숨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세르파어는 인구 20만 정도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입니다. 언어가 죽지 않고 살아 남아 보존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언어로 사전이 편찬되어지는 일입니다. 작년 한국에서 개봉되었던 영화 ‘말모이’를 보신 분들은 이 이야기를 조금 더 이해하실 줄 믿습니다만 한국어 말살을 위해 강행한 일제의 온갖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우리말을 지기키 위해 필사의 희생을 치르신 분들 덕분에 우리말 사전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전의 중요성을 잘 아는 저로서는 세르파 사전이 꼭 만들어져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진흙 구덩이 속에서 계속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르파어로 번역된 말씀이 더 잘 읽혀 지기 위해서라도 그들의 언어는 지켜져야 하는 것입니다. 네팔어 사전이 현재 네이버의 사전코너에 들어 있어 많은 사람이 도움을 받고 있듯이 이 세르파 사전으로 말미암아 세르파 말이 좀 더 사람들에게 잘 사용되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두 달 넘게 네팔 전역이 봉쇄되고 국내선과 국외선 운항이 모두 중단되었습니다. 일터를 잃고 가족의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이 늘어가는 와중에 한국의 성도님들이 보내주신 구호금은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헌금이 오는 동안에는 이 일은 계속 되어질 것입니다. [사진: 식량 배분]



올해 한국대학을 응시하려는 학생들과 그 부모들, 가족이 분산되어 있는 사람들, 그리고 몇 분의 환자들 등등 많은 사람들이 6월 중에 꼭 한국을 가기를 희망하여 대한항공에서 특별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습니다. 저는 새로 구성된 지비티 이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6월 말과 7월 중순에 있을 이사회 모임들을 위해 6월 1일 잠시 귀국합니다. 두 주간 부산 서부의 가덕도에 있는 가덕교회에서 제공해주시는 숙소에서 자가격리 기간을 보내고 서울로 올라와 7월 부터는 에젤선교회 선교관에서 묵을 예정으로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게 어수선한 상황 가운데서도 성도님들의 가정과 교회, 일터를 하나님이 온전히 지켜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2020년 5월 27일

이상룡, 이혜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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